기아자동차의 첫 중형차 1987년 콩코드
1987년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시행되었던 자동차공업 합리화 조치가 해제되면서, 기아자동차는 드디어 승용차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차가 바로 기아자동차의 첫 중형 자동차인 콩코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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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Chu,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원본 링크: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20110523_kia_concord_1.jpg |
콩코드의 탄생 배경
이전 글에서도 잠깐 기술한 바 있지만 1980년 8월 정부는 중화학 분야 투자조정 조치의 일환으로 자동차공업 통합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 조치로 인해 기아자동차는 승용차 생산에서 배제되고 상용차 생산에만 전념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1986년 이 조치가 해제되면서 기아자동차는 다시 승용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아자동차는 먼저 1987년 3월에 소형차 프라이드를 출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중형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기아자동차는 중형차 시장 진출을 위해 콩코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콩코드의 개발 과정
콩코드는 원래 기아자동차가 'NB-V'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약 4년간 구상 및 개발해온 모델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아자동차는 그동안 주로 라이센스 생산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중형차를 개발할 만한 기술력이 부족했습니다.
이에 기아자동차는 오랜 기술 제휴 관계에 있던 일본의 마쓰다와 협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쓰다의 4세대 카펠라(해외명 마쓰다 626)를 기반으로 콩코드를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기아자동차의 기존 기술력과 마쓰다의 선진 기술을 결합한 결과물이었습니다.
콩코드의 출시와 특징
1987년 10월 16일, 기아자동차는 드디어 콩코드를 공식 출시했습니다. 콩코드는 출시 당시 여러 가지 면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륜구동 방식 채택
콩코드는 국내 최초의 전륜구동 중형 자동차이었습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시도였으며, 자동차의 주행 안정성과 연비 향상에 기여했습니다.
다양한 엔진 라인업
콩코드는 처음에는 2.0L 가솔린 SOHC 엔진만 탑재했지만, 이후 1.8L 가솔린, 2.0L 디젤, 1.8L LPG 등 다양한 엔진을 추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우수한 성능
콩코드는 작고 가벼운 차체에 2.0리터 엔진을 얹어 강한 힘을 자랑했습니다. 특히 가속 성능이 뛰어나 '고속도로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첨단 기술 적용
1988년 7월에 출시된 DGT 트림은 중앙 집중식 LCD 계기판을 적용해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콩코드의 성공과 영향
콩코드는 출시 이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특히 택시 업계에서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가 덜하고, 내구성이 좋아 소모품 교체 비용이 적게 드는 차"라는 평가를 받으며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콩코드는 점잖고 고급스러운 외관 디자인 덕분에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도 사랑받았습니다. '고소득 전문직의 오너 드라이브 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며 중형차 시장에서 자리매김했습니다.
콩코드는 국내 모터스포츠 역사에도 족적을 남겼습니다. 국내 최초의 프로레이서 박정룡 선수가 콩코드를 타고 활약하며 차의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콩코드의 진화와 단종
콩코드는 지속적인 개선을 거쳤습니다. 1991년에는 부분변경을 거쳐 '뉴 콩코드'가 출시되었고, 1992년에는 최고출력 136마력의 2.0리터 DOHC 엔진을 탑재한 '뉴 콩코드 DOHC' 모델이 추가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993년 2월, 콩코드가 국산 중형차 최초로 에어백을 옵션으로 적용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당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술력 향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였습니다.
그러나 콩코드는 1982년에 나온 마쓰다 카펠라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 차종들에 비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결국 콩코드는 1995년, 후속 모델인 크레도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단종되었습니다.
콩코드의 의의와 유산
콩코드는 1987년부터 1995년까지 총 16만 3,279대가 생산되었습니다. 비록 8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생산되었지만, 콩코드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사에 중요한 의미를 남겼습니다.
첫째, 콩코드는 기아자동차자동차가 승용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었습니다. 프라이드와 함께 콩코드는 기아자동차가 종합 자동차 메이커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둘째, 콩코드는 우리나라 자동차의 기술력 향상을 보여주는 모델이었습니다. 전륜구동 방식의 채택, LCD 계기판 적용, 에어백 옵션 제공 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기술들을 선보였습니다.
셋째, 콩코드는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 건전한 경쟁 구도를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현대와 대우가 독점하고 있던 중형차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했습니다.
콩코드의 의미
오늘날 기아자동차자동차는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성공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콩코드와 같은 초기 모델들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콩코드는 비록 지금은 도로에서 보기 힘든 '추억의 올드카'가 되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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